안녕하세요, 만화가 지망생 엄두입니다. 이번 글은 엄두극장 첫번째 이야기인 '나는 나비'편에 대한 제 제작 목표와 제가 생각하는 문제점을 말씀드리고자 적게 되었습니다. 글 읽어주시고, 생각나시는 모든 지적꺼리를 시원하게 말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작품을 감상하시기 위한 본문의 링크입니다.

http://umdooootoon.net/11





 우선 이번 작품의 제작 목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만화 연출에 익숙해지는 첫 걸음으로 삼자.(마지막으로 만화다운 연출을 해본게 근 3년전인 정마에 단편집이 마지막이었으니, 감각이 많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2. 2쪽 만화부터 시작하자.

-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작년 11월달에 전역하고 나서 여태껏 아무런 작품을 남기지 못한 이유는, 제가 제 분수를 몰랐기 때문입니다;;; 첫 방에 대어 낚아보겠답시고, 공모전을 대비한 중/장편 작품을 준비중이었죠. 결과는... ...제 분수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_^/ 이야기를 어거지로 만들 능력을 될 지언정, 그 이야기를 연출해내어 실제 작화로 들어가는 능력은 전무했던 것이죠. 그래서 작은 것부터 시작하기로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계획은 이렇습니다. 예전 정마에 단편집을 할 때보다 더 적은 2쪽부터 시작하여, 2쪽이 익숙해지면 4쪽, 4쪽이 익숙해지면 8쪽... 이런식으로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것이죠. 괜히 욕심부려서 아무것도 못 하고 주저앉는 것보다는 낫다고 판단하여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3. '색이 스토리텔링의 도구로서, 연출의 도구로서 어떤 가치를 지닐 수 있는가'를 알아보자.

- 저는 지금까지 만화작업을 전부 흑백으로 해왔습니다. 그래서 기왕 배우자고 시작한 김에 여러가지 실험을 해보고 싶었죠. 단순히 그림을 총천연색으로 바르는 것을 떠나서, 과연 어떤 방식으로 스토리텔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앞으로 비슷한 취지를 갖고 다른 작업들에 임할 것입니다.


 여러분께 여쭙고 싶은 자세한 질문들은 다음 예시용 이미지들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위의 이미지에 넣었던 말칸들을 모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이런 방식의 칸을 허물어 뜨리는(칸 바깥으로 삐져나가는) 연출이 만화를 읽으시는데 거슬리지는 않으신가요? 

2. 이 작품은 인물의 독백으로 진행되는 구조입니다. 이런 독백들이 작품을 감상하시는데 방해가 되지는 않나요?

3. 이 컷에서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은 '파랑색 애벌레는 의지가 약했지만, 빨강색 애벌레는 끝까지 된다고 믿는 성격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제 의도가 효과적으로 전달되었나요?

4. 첫번째 컷과  마지막 컷은 칸 바깥이 하얗고, 가운데의 나머지 컷들은 검습니다. 현재와 과거회상의 시간차를 보여주기 위한 연출이었는데, 제 의도가 효과적으로 드러났나요?

5. 마지막 대사에서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이 애벌레들은 자신이 나비의 유충인지를 몰랐고,  특히나 파랑색 애벌레는 아예 모른채로 죽어버렸다'는 것입니다. 이런 정보가 작품 전체에서 효과적으로 전달되었습니까?

6.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 마지막 컷은 '빨간 애벌레는 우화에 성공하여 결국 나비가 되었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는데요. 이런 정보가 잘 전달되었습니까?




 이게 제가 여러분들께 여쭙고 싶은 것들입니다. 저는 이번작품을 만들고나서 대번에 생각났던 작품이 있었습니다. 바로 제 정마에 단편집 첫번째 이야기였던 '오래된 미래'입니다. (포탈입니다~! http://umdooootoon.net/4)


 분량은 작은데, 너무 말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져서 무리수를 두게 되었다는 점. 연출에 대한 감각이 무뎌져서 머릿속의 아이디어가 얼만큼의 분량, 어느정도의 느낌으로 만들어질지를 예상하지 못 했다는 점. 마지막으로 이런 저런 핑계 던져놓고, 그냥 전체적인 만화만드는 실력이 후달렸다는 점... 등등이 쌍둥이 처럼 똑같습니다.


 그래서 다음 부터는 작품을 구상할 때, 이야기를 정해진 분량에 억지로 구겨넣지 않고, 특정한 소재만 정해놓고 분량에 맞추기로 하였습니다. 예를들어, '만남, 인연'등등의 추상적인 소재를 정하거나, '집에 치약이 없다, 돌아보니 귀신이 있었다'...는 식의 간단한 틀을 놓고, 여기에 맞추어 2쪽이면 2쪽, 4쪽이면 4쪽을 그리는 것이죠. 이렇게 최대한 분량에 맞추려는 이유는, 이건 수련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쓸데없이 욕심을 부리다가 엎어지더군요. 그래서 이번 2쪽 수련들을 통해서 '작품에 너무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연출을 여유롭게 하는 힘'을 얻으려 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던 작업 목표와도 맞아떨어지죠. 단점부터 먼저 다듬어나가는게 배움의 길이라고 했을때, 썩 괜찮은 출발점이라고 봅니다.




 어떠신가요? 여기까지의 정보들을 쭉 읽어보셨다면, 분명히 '얘, 뭔가 착각하고 있는거 아냐? 내 생각이 이래이래 하면 좋을 듯 한데...?' 싶은 것들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그걸 저에게 기탄없이 말씀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저같은 수련생에게는 '좋은 지적'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제게 사랑의 맴매를 크게 휘둘러 주십시오. 부탁드리겠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Posted by 만화가 엄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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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ㅁㄴㅇㄹ 2012.06.30 07: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무도 없군요..지망생님을 위해 코멘트 달아드리자면 만화가 주는 감흥이 없습니다. 감흥을 주는 것은 여러가지 매력이 있지만서도 대중적인 면을 따지자면 공감대 형성, 자신만의 캐릭터의 매력, 이야기의 구성, 반전요소 등이 있습니다. 단편이라 그런지 기승전결을 짓기에 애매하고 단편의 강점인 굵고 강한 메시지가 있어야 하는데 저 마지막 컷은 뭘 의미하는지 알아볼 수 없군요. 무슨 그림인지 가독성이 떨어진다고 봐야 하나?

  2. ㅁㄴㅇㄹ 2012.06.30 07: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거슬립니다 2. 안 됩니다. 3.아니오. 그냥 가볍게 볼 생각이어서 그런지 캐릭터 파악이 안 됐습니다. 이런 단편에서 캐릭터설정은 무리인거같습니다. 4. 아니오; 5.아니오; 6.아니오;;

  3. ㅁㄴㅇㄹ 2012.06.30 07: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단편의 성격을 캐치하지 못하신거 같습니다. 단편에서는 짧은 시간 내에 독자에게 많은 것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망생님께서는 단편 내에 무겁고 혼자 상상했던(그러나 많은 독자들은 이해를 못하는) 내용을 담으려 하는거 같습니다. 대중적인 입장에서 바라본 시각이니 나중에 준비하실때 참고하세요

  4. BlogIcon 만화가 엄두 2012.06.30 12: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ㅁㄴㅇㄹ // 감사합니다. 이렇게 누군가 첫 테이프를 끊어 줘야 물꼬가 트이니까요 ㅎㅎㅎ. 지적해주신 부분들을 곰곰히 생각하며 느끼는 바가 많습니다. 아무리 제가 오만가지 생각을 하더라도, 결국 그게 정해진 양식 안에서 나타내어지지 못 한다면 아무 쓸모가 없구나... 하구요. 제 자신을 납득시키지 못하는 작품은 절대 독자분들에게 내놓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따지고 보면, 위와 같은 질문들은 애시당초 해결되고나서 나왔어야 할 작품이죠. 소중한 지적 감사드리구요, 앞으로도 많이 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ㅎ. 좋은 하루 되세요~!